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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 자율주행 SW

구글 웨이모가 미·중 관세 폭탄에도 중국산 지커(Zeekr) 미니밴을 5,000대나 들여오는 진짜 이유

by JJTech 2026. 9. 27.

1. 웨이모의 폭발적 스케일업과 텍사스 집중 포화

자율주행 업계에서 "적자 탈출"과 "스케일업"은 늘 양립하기 힘든 두 마리 토끼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글 알파벳(Alphabet)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 웨이모(Waymo)가 보여주는 행보는 무서울 정도로 거침이 없네요. 불과 2년 전인 2024년 가을만 해도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단 3개 도시에 머물렀던 웨이모의 서비스 영토가 이제는 미국 전역 15개 도시로 넓어졌습니다.

가장 놀라운 지표는 바로 주간 탑승 횟수입니다. 현재 웨이모는 매주 50만 회가 넘는 유료 로보택시 라이드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안의 프로토타입이 아니라, 완벽한 상용 대중교통의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방증이죠.

하지만 우리 같은 엔지니어들의 시선은 이 화려한 숫자 너머, "그 많은 차량이 다 어디서 굴러가고 있는가?"에 쏠려야 합니다. 데이터를 뜯어보면 흥미로운 쏠림 현상이 보입니다. 전체 약 4,000대에 달하는 웨이모 전체 플릿(Fleet) 중 무려 80%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두 개 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주 사이에 텍사스주 등록 차량 대수가 49%나 급증하며 1,100대를 돌파했는데요.

여기에는 단순히 지리적 확장을 넘어, 웨이모가 자율주행 하드웨어 단가를 낮추기 위해 선택한 기묘한 미·중 합작 공급망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2. 6세대 플랫폼 'Ojai(오하이)'와 미·중 공급망의 기묘한 동거

텍사스 지역의 폭발적인 플릿 성장을 견인한 주인공은 우리에게 익숙한 재규어 I-Pace SUV가 아닙니다. 바로 웨이모가 'Ojai(오하이)'라는 코드명으로 부르는 신형 미니밴입니다. 이 차량은 중국 지리자동차(Geely) 그룹 산하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제작한 RT 모델을 기반으로 합니다.

현업 관점에서 이 Ojai 플랫폼의 도입은 웨이모가 드디어 '센서 덕지덕지 붙인 값비싼 SUV 개조 차량'에서 벗어나, 양산형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아키텍처로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웨이모 6세대 로보택시 'Ojai(오하이)' 핵심 아키텍처 요약

  • 기본 플랫폼: 지커(Zeekr)의 SEA-M 전용 PBV 아키텍처 (슬라이딩 도어, 플랫 플로어 적용으로 승하차 편의성 극대화)
  • 자율주행 시스템: 웨이모 6세대 드라이버 (센서 패키징 소형화 및 카메라·라이다 통합 제어 모듈 고도화)
  • 기내 HMI 및 AI: 구글 제미나이(Gemini) 온보드 탑재를 통한 대화형 인 카(In-car) 어시스턴트 구현
  • 보안 및 공급망 우회: 중국 현지 조립 단계에서 커넥티드 카용 모뎀 및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배제한 채 베어 섀시(Bare Chassis) 형태로 수입 후,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자율주행 컴퓨팅 및 센서 팩 통합 장착

 

이 복잡한 공급망 파이프라인을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와 관세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웨이모가 얼마나 정교한 프로세스를 구축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flowchart TD
    A["중국 지커 공장<br/>(Zeekr SEA-M 플랫폼 기반 차량 제작)"] -->|"커넥티드 SW/모뎀 미탑재<br/>베어 섀시 상태로 선적"| B["미국 세관 통과<br/>(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대상)"]
    B --> C["애리조나 웨이모 통합 공장<br/>(Waymo Arizona Integration Facility)"]
    D["웨이모 6세대 센서 팩<br/>및 컴퓨팅 도메인 컨트롤러"] --> C
    E["구글 제미나이 AI 기반<br/>In-car HMI 소프트웨어 플래싱"] --> C
    C --> F["최종 완성된 'Ojai' 로보택시<br/>(텍사스/캘리포니아 플릿 투입)"]

    classDef default fill:#f8faff,stroke:#0066cc,stroke-width:1.5px,color:#222,font-size:13px;

3. 기존 방식 대비 비교 분석 및 실무 고려사항

많은 이들이 "왜 하필 지금 중국산 차량인가?"라는 의문을 던집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어마어마한 관세 폭탄을 때리고 있고, 심지어 중국산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의 운행 금지까지 검토 중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이모가 뉴욕의 시장조사업체 모펫네이턴슨(MoffettNathanson)의 추산대로 올해 말까지 5,100대의 Ojai 차량을 꾸역꾸역 수입하려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기존 재규어 I-Pace 기반 5세대 차량으로는 도저히 '상업적 수지타산(Unit Economics)'을 맞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 단가(COGS)와 지속 가능성

기존 재규어 I-Pace는 기본 차량 가격만 7만 달러가 넘는 고가 SUV입니다. 여기에 수십 대의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및 트렁크를 가득 채우는 고성능 컴퓨팅 유닛(수냉식 칠러 포함)을 개조 장착하다 보니 차량 한 대당 단가가 15만~20만 달러를 호가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합니다. 매주 50만 회 탑승을 만들어내도 감가상각을 감당하기 힘든 구조죠.

반면 지커의 SEA-M 플랫폼은 처음부터 운전석이 없거나 극단적으로 축소된 로보택시 및 딜리버리 서비스를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슬라이딩 도어 구조 덕분에 승객 승하차 시 사고 위험이 줄어들고, 실내 공간 효율성은 극대화됩니다. 차량 자체의 생산 단가가 워낙 낮기 때문에, 높은 관세를 감수하고 수입하더라도 개조 비용을 포함한 총 차량 원가(TCO) 측면에서 재규어 모델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이 섭니다.

비교 항목 5세대 (Jaguar I-Pace 기반) 6세대 Ojai (Zeekr RT 기반)
차량 유형 프리미엄 5인승 SUV (개조형) 로보택시 전용 PBV 미니밴 (전용 플랫폼)
추정 단가 (원가) 매우 높음 (차량가 $70K + 수작업 개조 비용) 상대적으로 낮음 (대량 양산형 플랫폼 + 모듈형 센서 패키징)
실내 공간 및 승하차 좁은 2열, 일반 도어 (도어 개폐 시 사고 위험) 플랫 플로어, 와이드 슬라이딩 도어 (승객 최적화)
인포테인먼트 / AI 기존 차량 인포테인먼트 연동 제한 구글 제미나이(Gemini) 기본 탑재, 대화형 AI 어시스턴트
지정학적 리스크 없음 (영국산 차량 기반) 매우 높음 (미·중 무역 갈등 및 관세 장벽 노출)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주목할 또 다른 핵심은 '소프트웨어 디커플링(Software Decoupling)'입니다. 웨이모는 지커로부터 차량을 인도받을 때 차량 제어(드라이브 바이 와이어, Drive-by-Wire) 인터페이스만 열어둔 채, 통신 모뎀이나 인포테인먼트 등 백도어 우려가 있는 모든 중국산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를 제거한 상태로 들여옵니다.

이후 애리조나 공장에서 웨이모 자체 OS와 제미나이 AI 기반 HMI를 올리는 방식을 취합니다. 하드웨어 섀시는 중국의 대량 양산 경쟁력을 빌리되, 자율주행의 핵심인 '두뇌와 신경망'은 철저히 구글의 독점 기술로 채워 넣어 보안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영리한 아키텍처 설계를 택한 셈입니다.


4. 마치며

결국 자율주행의 종착지는 '누가 더 완성도 높은 AI 모델을 가졌는가'의 싸움을 넘어, '누가 더 저렴하게 하드웨어 플릿을 대량 복제하여 도로에 뿌릴 수 있는가'의 제조 및 공급망 싸움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웨이모가 텍사스에서 우버(Uber)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습적으로 플릿을 늘리고, 관세 장벽을 무릅쓰면서까지 중국산 PBV 플랫폼을 대량 도입하는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테슬라가 운전대 없는 '사이버캡(Cybercab)'의 비전을 제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웨이모는 이미 완성된 6세대 플랫폼과 구글의 거대 언어 모델(LLM) 제미나이를 실제 도로 위 1,100대의 텍사스 플릿에 이식하며 실질적인 시장 지배력을 굳히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단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아키텍처 설계로 돌파하려는 웨이모의 전략. 과연 이 위험한 도박이 로보택시의 진정한 대중화와 수익성 확보라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자율주행 엔지니어로서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참고 자료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