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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 자율주행 SW

메르세데스-벤츠가 테슬라 FSD 대신 중국 모멘타(Momenta)와 손잡고 1,200km 폭우 속 야간 고속도로를 뚫어낸 비결

by JJTech 2026. 10. 4.

1. 벤츠의 '품질 기준'과 중국의 '개발 속도'가 만난 1,200km의 실증

최근 자율주행 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협업을 꼽으라면 단연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와 중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Momenta)의 밀착 행보입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벤츠가 자신들의 차세대 핵심 라인업인 '올 뉴 일렉트릭 CLA(All-New Electric CLA)'의 자율주행 파트너로 중국 현지 스타트업을 낙점하고, 상하이에서 베이징까지 무려 1,200km가 넘는 장거리 실증을 마쳤네요.

단순히 날씨 좋은 날 뻥 뚫린 도로를 달린 게 아닙니다. 뷰포트가 흐려지는 폭우(Heavy Rain)와 칠흑 같은 야간 고속도로라는 가혹한 ODD(Operational Design Domain, 운행 가능 영역) 속에서 진행된 테스트였습니다. 벤츠의 중국 R&D를 이끄는 올리버 퇴네(Oliver Thöne) 이사와 모멘타의 CEO 차오쉬둥(Xudong Cao)이 직접 차량에 탑승해 시스템의 완성도를 확인하는 모습은 이 프로젝트에 실린 무게감을 짐작하게 합니다.

💡 메르세데스-벤츠 CLA x 모멘타 실증 스펙 요약
  • 실증 차량: 메르세데스-벤츠 올 뉴 일렉트릭 CLA (All-New Electric CLA)
  • 실증 경로: 상하이(Shanghai) ~ 베이징(Beijing) 고속도로 (1,200km+ 구간)
  • 기상 조건: 폭우(Storm/Heavy Rain) 및 완전 야간(Dark Room) 환경
  • 주요 기능: 고속도로 주행 보조(NOP), 빗길 수막현상 대응 부드러운 차선 변경(Smooth Lane Change), 지능형 주차 보조(Intelligent Parking Assist, 성공률 98%)

2. 현업 엔지니어의 시각에서 본 아키텍처 비밀

자율주행 엔지니어 관점에서 이번 실증 영상 중 가장 눈여겨본 대목은 '폭우 속 노면 수막현상(Hydroplaning)과 저조도 야간 환경에서의 센서 융합 처리'입니다. 비가 쏟아지는 고속도로는 카메라 렌즈에 맺히는 물방울로 인해 비전(Vision) 데이터의 노이즈가 극대화되고, 아스팔트에 반사되는 헤드라이트 불빛 때문에 차선 인지 왜곡이 심해집니다.

모멘타의 알고리즘은 이 거친 입력 데이터를 어떻게 요리했을까요? 이들은 고정밀 지도(HD Map)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실시간 센서 데이터와 딥러닝 기반의 '패스 플래닝(Path Planning)'을 결합한 엔드투엔드(E2E) 성향의 아키텍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flowchart TD
    A["① 멀티 센서 데이터 수집<br/>(카메라 비전 + 레이더 데이터)"] --> B["② 실시간 노이즈 필터링<br/>(물방울 및 야간 헤드라이트 빛 번짐 제거)"]
    B --> C["③ Momenta 파운데이션 모델 추론<br/>(도로 경계 및 주변 차량 거동 예측)"]
    C --> D["④ 제어 명령 생성<br/>(빗길 슬립 방지 및 토크 보정)"]
    D --> E["⑤ 벤츠 섀시 액추에이터 제어<br/>(부드러운 차선 변경 수행)"]
    classDef default fill:#f8faff,stroke:#0066cc,stroke-width:1.5px,color:#222,font-size:13px;

영상 속에서 차량이 고속으로 달리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와중에도 차선 변경(Lane Change)을 아주 매끄럽게(Super Smooth) 해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는 제어 루프(Control Loop)단에서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 저하를 실시간으로 추정하고, 조향각과 구동 토크를 미세하게 튜닝하는 '모션 컨트롤러'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뜻합니다. 하드웨어의 명가인 벤츠의 탄탄한 섀시 튜닝 기술 위에 모멘타의 똑똑한 AI 소프트웨어가 얹어지니 시너지가 배가되는 것이죠.

3. 기존 기술 대비 실무적 한계 및 극복 과제

하지만 현업 엔지니어로서 이 장밋빛 협업 뒤에 숨은 현실적인 병목과 과제들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네요.

첫째는 '데이터 주권과 현지화 규제'의 문제입니다. 중국은 지리 정보 및 주행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본사 엔지니어들이 우수한 아키텍처를 설계하더라도, 중국 현지 도로에서 수집된 원천 데이터(Raw Data)를 직접 들여다보며 디버깅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벤츠는 중국 전용 ADAS 모델 개발을 모멘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블랙박스화(소프트웨어 주도권 상실)를 어떻게 제어할지가 큰 숙제입니다.

둘째는 '개발 문화와 검증 프로세스의 충돌'입니다. 올리버 퇴네 이사가 언급한 'Benz Standards(벤츠 표준)'는 수십 년간 다듬어진 기능안전(ISO 26262, ASIL)과 철저한 V-모델 검증을 기반으로 합니다. 반면 차오쉬둥 CEO가 말하는 'China Speed(중국 속도)'는 빠르게 배포하고 필드 데이터로 사후 피드백을 받아 모델을 고도화하는 애자일(Agile) 방식이죠.

폭우 속 주행처럼 안전 마진이 극도로 좁아지는 엣지 케이스(Edge Case)에서, 모멘타의 딥러닝 예측 모델이 오작동했을 때 이를 제어할 벤츠 측의 '안전 셰퍼드(Safety Shepherd)'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독립적이고 강건하게(Robust) 작동하는지가 향후 양산형 L3 승인의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4. 마치며

이번 메르세데스-벤츠와 모멘타의 CLA 주행 실증은 단순한 일회성 쇼가 아닙니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진 하드웨어 신뢰성(안전 표준)과 중국 로컬 스타트업의 유연하고 빠른 AI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결합한 아주 영리한 '생존 전략'이죠.

"우리는 항상 개선할 여지를 찾는다(We always find room to improve)"는 그들의 대화처럼, 레거시의 고집을 내려놓고 현지의 가장 빠른 플레이어와 손을 잡는 유연함이야말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돌파하는 진짜 엔지니어링 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형 CLA가 도로 위에서 보여줄 다음 단계가 벌써 기다려지네요.


참고 자료 및 공식 영상 (References)